2025년 4월 개봉 예정인 영화 ‘헤레틱(Heretic)’은 올해 스릴러 장르 가운데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A24가 배급하고, 공포 스릴러 장르의 장인 스콧 벡 & 브라이언 우즈가 공동 감독을 맡은 이 영화는, 예고편이 공개되자마자 불길하고 기묘한 분위기로 전 세계 영화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주연을 맡은 휴 잭맨과 소피아 릴리스의 등장, 그리고 A24 특유의 감각적 연출로 인해 ‘헤레틱’은 2025년 가장 강렬한 작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헤레틱’의 주요 줄거리, 중심 테마, 그리고 충격적인 전개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해보겠습니다.
줄거리 및 연출
‘헤레틱’의 시작은 비교적 단순한 설정에서 출발합니다. 종교 포교 활동을 하던 두 젊은 여성(소피아 릴리스 외 한 명)이 한 외딴 시골 마을의 고립된 집을 방문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처음엔 문을 열어주지 않던 집 주인(휴 잭맨)이 이들을 반갑게 맞이하며 뜻밖의 환대를 베풀자, 두 사람은 안도하며 하룻밤을 묵게 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한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집 안에는 감시 카메라와 같은 장치들이 설치되어 있고, 주인은 점점 그들의 행동과 말을 통제하려 합니다. 심지어는 기이한 종교적 의식을 강요하고, 자기가 신의 목소리를 들었다며 두 여성을 '깨우쳐야 할 이단(Heretic)'으로 지목합니다.
이후 영화는 서서히 심리적 억압과 광기의 구조로 빠져들며, 관객을 극한의 긴장감 속으로 몰아넣습니다. 극 중 등장하는 공간은 단 하나, 집 내부이며, 이 제한된 배경 안에서 벌어지는 심리 게임은 관객에게 공포 그 이상의 불편함을 전달합니다. 종교적 광신과 권력, 그리고 인간의 믿음이 어떻게 뒤틀릴 수 있는지를 철저히 파헤치는 것이 ‘헤레틱’의 핵심입니다.
‘헤레틱’은 스릴러이면서도 전통적인 ‘공포’의 형식을 취하지 않습니다. 귀신이나 괴물이 등장하지 않으며, 피 튀기는 장면도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무섭고 불쾌합니다. 그것은 바로 A24 특유의 정서적 불안감을 자극하는 연출 때문입니다.
스콧 벡 & 브라이언 우즈 감독은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리즈로 알려진 인물들답게, ‘침묵과 정적의 힘’을 잘 활용합니다. ‘헤레틱’에서도 이들은 인물들의 대사보다 숨소리, 바닥의 삐걱임, 카메라의 정지된 시선을 통해 심리적 압박을 극대화합니다. 화면 구성도 미니멀하며, 어두운 조명과 냉정한 색감으로 불길함을 배가시킵니다.
카메라는 집 안의 구조를 조금씩 공개하면서, 관객에게 끊임없는 의문을 던집니다. "이곳은 도대체 어떤 공간인가?", "이 남자는 왜 이들을 가뒀는가?", "정말 이단은 누구인가?"와 같은 질문들이 자연스럽게 발생합니다. 이런 서사 구조는 ‘곡성’, ‘더 위쳐’, ‘미드소마’ 등과 같은 철학적 스릴러들과 유사한 층위를 형성하며, 장르적 깊이를 더합니다.
테마와 숨겨진 상징들
‘헤레틱’이라는 제목이 의미하듯, 이 영화는 종교와 이단이라는 개념을 매우 깊이 있게 다룹니다. 하지만 그것이 특정 종교에 대한 비판이라기보다는, ‘맹목적인 믿음’이 어떻게 사람을 망가뜨릴 수 있는가에 초점을 둡니다. 영화 속 남자는 신의 뜻을 말하며 여성들에게 교화를 강요하지만, 그가 하는 행동은 폭력, 강요, 감금이라는 점에서 매우 모순적입니다.
이는 현실에서도 우리가 종종 마주하는 문제, 즉 신념이라는 이름의 폭력성을 반영합니다. ‘헤레틱’은 이를 단순한 사건이 아닌, 심리적인 파멸 과정으로 그려냄으로써 관객에게 자극이 아닌 질문을 남깁니다.
주인공들은 단지 생존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믿음이 맞는지, 인간성과 정의는 어디에 있는지를 끝없이 반문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단순한 스릴러가 아니라 철학적 드라마의 형태를 띠며 깊은 울림을 줍니다.
‘헤레틱’은 단순히 줄거리로만 접근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상징들이 가득한 영화입니다. 종교적 모티프와 인간의 심리를 결합한 이 작품은 장면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관객이 능동적으로 해석하기를 요구합니다.
예를 들어, 집 내부에 걸린 그림들은 모두 고전 종교화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인물의 눈이 지워져 있거나 입이 봉해져 있는 등 검열과 억압을 상징합니다. 이는 곧, 주인공들이 경험하는 감정적 속박과 맞닿아 있으며, 종교적 권위를 내세운 통제가 얼마나 위협적인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영화 중반부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십자가와 원형 구조물은 '신성함'의 모티프처럼 보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공간에서는 가장 비인간적인 폭력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장치는 감독이 의도적으로 신성함과 악의 경계가 얼마나 모호해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려는 의도입니다.
인물 분석과 촬영 기법
‘헤레틱’의 두 여성 주인공은 단순한 피해자로 보이지만, 영화가 전개되면서 그들 역시 완전히 선하지 않다는 복잡한 인물 구조가 드러납니다. 그들은 처음에 ‘종교적 믿음’을 전하는 입장이었지만, 영화 후반부에는 자신들이 가졌던 가치관과 신념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입니다.
특히, 소피아 릴리스가 연기한 캐릭터는 침묵과 관망 속에서 변화합니다. 그녀는 처음에는 순종적이고 두려움에 빠진 인물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을 관찰하고 분석하며 심리적으로 반격의 기회를 노리는 내면의 단단함을 보여줍니다.
한편, 휴 잭맨이 맡은 캐릭터는 단순한 광신도가 아닙니다. 그는 연민과 따뜻함, 그리고 잔혹함을 동시에 지닌 인물로, 관객이 그를 한 마디로 정의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대사와 표정, 침묵 속의 정적인 감정들이 뚜렷한 힌트를 줍니다.
‘헤레틱’은 대부분의 장면이 집 내부에서 진행되는 폐쇄형 구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각적 리듬이 살아있는 작품입니다. 이는 감독이 카메라 워크와 앵글의 차이를 통해 공간감과 심리적 불안정을 동시에 연출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인물의 시점과 거의 같은 낮은 앵글에서 촬영된 장면은 관객이 마치 감금된 주인공과 같은 위치에 놓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복도 씬에서는 롱테이크 기법을 활용하여 시간의 흐름을 왜곡하며, 공간 자체가 살아있는 존재처럼 느껴지게 만듭니다.
평론가 반응
‘헤레틱’은 해외 시사회와 프리뷰 상영 이후, 평론가들 사이에서 극단적인 호불호를 낳은 작품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로튼토마토 초기 평점은 85% 이상을 기록했지만, 일부 평론가들은 서사 구조가 난해하고 메시지가 불친절하다는 점에서 비판적인 시선을 보였습니다.
반면, 많은 영화 전문지는 ‘헤레틱’을 "A24의 미친 선택이 또 성공했다", "공포가 아니라 철학이다", "믿음이라는 이름의 감옥을 보여주는 강렬한 경험"이라고 평가했습니다.
A24는 항상 ‘대중성보다는 예술적 실험’을 우선시해온 제작사입니다. ‘헤레틱’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호불호가 갈리지만, 이 영화는 시간이 지나며 해석, 분석, 비평이 끊이지 않는 작품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팬들은 이미 레딧(Reddit)과 같은 커뮤니티에서 ‘진짜 이단은 누구인가’, ‘집의 구조가 상징하는 의미는?’, ‘여자 주인공의 마지막 표정은 무슨 뜻인가’ 등 수많은 해석을 공유하며, 영화를 또 하나의 대화 소재로 삼고 있습니다.
‘헤레틱’은 2025년 스릴러 영화 중 가장 도발적이고 철학적인 문제작입니다. 맹목적인 신념, 인간의 내면, 폐쇄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심리 게임까지… 관객에게 단순한 긴장감이 아닌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이 영화는, 시간과 해석을 거듭할수록 더 큰 의미를 발하는 작품이 될 것입니다. 단 한 번의 관람으로는 결코 다 파악할 수 없는 영화, ‘헤레틱’을 꼭 스크린에서 체험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